비애의 수직선을 그리면서 날아가는 그의 설운 모양을 우리는 좁은 뜰 안에서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항아리 속에서부터라도 내어다볼 수 있고 이러한 우…

아름다운 시 모음

비애의 수직선을 그리면서 날아가는 그의 설운 모양을
우리는 좁은 뜰 안에서뿐만 아니라
심지어는 항아리 속에서부터라도 내어다볼 수 있고
이러한 우리의 순수한 치정을
핼리콥터에서도 내려다볼 수 있을 것을 짐작하기 때문에

김수영, 헬리콥터

다감한 청춘 시절, 책을 통해 받아들인 압도적인 정보로 여기 한 인간이 완성됐다. “여자들이 나라는 사람을 만들었다”라고 선뜻 말할 수 있다면 …

하루키의 에세이 중

다감한 청춘 시절, 책을 통해 받아들인 압도적인 정보로 여기 한 인간이 완성됐다. “여자들이 나라는 사람을 만들었다”라고 선뜻 말할 수 있다면 멋있겠지만 내 경우는 책이다. 물론 “여자들이 내게 약간의 수정을 더했다”정도는 말할 수 있겠지만.

한번은 쓰다듬고 한번은 쓸려간다 검은 모래해변에 쓸려온 흰고래 내가 지닌 가장 아름다운 지갑엔 고래의 향유가 흘러있고 내가 지닌 가장 오래된…

아름다운 시 모음

한번은 쓰다듬고
한번은 쓸려간다

검은 모래해변에 쓸려온 흰고래

내가 지닌 가장 아름다운 지갑엔 고래의 향유가 흘러있고 내가 지닌 가장 오래된 표정은 아무도없는 해변의 녹슨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씹어먹던 사과의 맛

김경주, 내 머리카락에 잠든 물결

이사의 미덕은 모든 것을 ‘제로화’할 수 있다는 점이다. 동네 사람들과의 교제, 인간관계, 그 밖의 여러 가지 일상생활의 잡다한 일들, 그런 모…

하루키의 에세이 중

이사의 미덕은 모든 것을 ‘제로화’할 수 있다는 점이다. 동네 사람들과의 교제, 인간관계, 그 밖의 여러 가지 일상생활의 잡다한 일들, 그런 모든 것이 한순간에 말끔히 소멸해버린다. 이때 맛보는 쾌감은 한번 익히고 나면 평생 잊을 수 없다.